평등법 해외사례 팩트체크 28
평등법이 선교만 해도 처벌한다?
1. 주장
1) <차별금지법의 해외 적용 사례>(2020.6.22. 조영길 변호사)
종교를 사유로 한 괴롭힘의 사례로 영국 고용재판소의 Wasteney v. East London NHS Foundation Trust (2016) 결정이 있다. 빅토리아 와스테니는 기독교인으로 NHS 병원에서물리 치료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에냐 나와즈라는 젊은 무슬림 여성이 새로 물리 치료사로 입사를 했고, 빅토리아의 팀에 배치되어 그녀의 감독을 받았다. 둘은 몇 번 만났고, 빅토리아는 우정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종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이슬람과 기독교에 대해 이야기를했다. 그러나, 빅토리아는 나와즈를 개종 시키려 하지는 않았다.
나와즈는 인신매매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했고, 빅토리아는 그녀의 교회가 인신매매 방지활동을 한다고 알려 주었다. 그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했고, 나와즈는 그녀의 교회에 가서 현대 노예제와 관련된 사역에 대해 더 알고 싶다고 관심을 표현했다. 빅토리아는 그 주제에 대한 영화를 담은 DVD를 주었다. 빅토리아는 무슬림 여성이 기독교로 개종한 사연에 대한 책을 나와즈에게 주었다. 나와즈는 어느날 빅토리아의 사무실로 울면서 찾아 와서 자신의 건강 문제와 집에서의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말했다. 또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울면서 말했다. 빅토리아는 무릎에 손을 대고 위로해 주며 기도해 줘도 되는지에 대해 물은 뒤 동의를 받고 이렇게 기도해 주었다. “하나님 저는 당신이 평화를 주시고, 치료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에 나와즈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종교적 사유로 인한 진정을 회사에 제기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나와즈의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기독교 여성과 종교적 이슈를 자유롭게 이야기 하는 것에 반대했었다.
결국, 나와즈는 빅토리아가 종교적 관점을 강요했고, 자신의 무릎에 손을 대고 기도했으며, 무슬림 여성이 기독교로 개종한 책을 주었다는 내용의 진정을 병원에 제기했다. 이로 인해, 빅토리아는 정직과 감봉 등 징계 조치를 받았다. 빅토리아는 병원을 상대로 병원이 영국 평등법을 위반하여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을 하였다며 고용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고용재판소는 빅토리아가 종교적 사유에 의한 괴롭힘을 했다고 결정했다. 아울러 괴롭힘의 정의는 원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의 징계가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이나 괴롭힘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2) 진평연 <포괄적 차별금지법, 찬성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단행본)
영국 평등법(Equality Act 2010)에서도 괴롭힘 금지 규정이 있는데, 괴롭힘을 판단하는 데 있어 상대방의 인식, 사안의 다른 환경 그리고 행동이 합리적으로 그러한 효과를 갖는가를 고려한다. 평등법상 괴롭힘 금지는 직장에서 종교적인 대화를 거의 봉쇄시킴으로써, 포교(선교)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제한한다. 왜냐하면 괴롭힘의 고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일방적이고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괴롭힘이 성립할 수 있어 포교 행위를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한 독실한 신자인 직원이 동료 직원들을 불신자라고 부르고, 신앙이 없는 결과로서 그들이 고통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를 한 경우에, 그의 위협적인 행위에 스트레스를 받은 직장 동료들이 괴롭힘을 당했다고 상사에게 제보를 하였다면, 당사자는 직장 동료의 다른 신앙 또는 무신론을 이유로 그들을 괴롭힌 것이 되어 불법적인 괴롭힘이 성립하게 된다. 종교를 사유로 한 괴롭힘의 사례로 영국 고용재판소의 Wasteneyv. East London NHS Foundation Trust 결정이 있다. 이 사건의 원고인 빅토리아 와스테니씨는 영국 공립 NHS 병원에서 정신건강법에 의해 입소한 환자들에게 정신과 치료를 제공하는 법의학 전문 치료부서의 팀장으로 근무하였다. 그런데, 파키스탄 출신의 무슬림인 직장 동료에게 기도를 해 주고, 무슬림 여성이 기독교로 개종을 한 이야기에 대한 책을 주었으며, 교회 행사에 초대를 하는 등 세 가지 부당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징계를 당했다.
와스테니씨가 근무했던 NHS 병원은 런던시에 정신 치료와 공중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약 38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와스테니씨는 2007년부터 이 병원에서 근무하였고, 입소한 환자들에게 정신 건강 치료를 해 주는 센터에서 일을 하였다. 와스테니씨는 재판부에 자신을 ‘중생한’ 기독교인이라고 소개하였다. 자신은 8세에 기독교인이 되었지만, 2011년 4월에 친구의 초대로 크리스찬 리바이벌교회의 예배에 참석하기 전까지는 오랫동안 기독교인의 라이프스타일로 살지는 않았다고 했다. 자신은 이 때 이후로 신앙을 위해 헌신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교회가 복음주의 교회라고 했고, 교인이 약 3500명이며, 지금은 정기적으로 교회 예배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2011년 와스테니씨는 직장 상사에게 NHS 병원에서 기독교 예배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고, 자신의 교회가 예배에 자원봉사자를 보낼 수 있다고 하였다. 상사의 승낙 후에 2011년 11월부터 매주 ‘생명을 찾는 그룹’이라는 이름의 예배가 병원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2012년 1월에 병원 직원 한 명이 예배에 참석하라는 압박을 받았고, 개인 신상에 대해 알려 달라고 요청을 받아 불쾌하다는 이메일을 와스테니씨의 직장 상사에게 보냈다. 또 다른 한 명의 직원은 와스테니씨가 병원 예배에 참석하는 환자를 병실에서 데려오는 것이 다른 간호사들의 심기를 거스렸고, 또한 이해관계 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였다. 2012년 3월에는 ‘생명을 찾는 그룹’의 자원봉사자가 예배 참석자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찾도록” 예배 참석을 권면하라고 한 것에 대한 불만이 접수되었다. 또한, 생명을 찾는 그룹 예배에서 찬양하고, 춤추고, 박수를 치라는 압력을 한다는 불만도 제기 되었다. 이로 인해 병원 예배는 중단이 되었다. NHS 병원 측은 크리스천 리바이벌 교회에게 예배 형태를 애큐메니컬(ecumenical)한 교파의 예배형태로 바꿀 것을 요구하였는데, 크리스천 리바이벌교회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2012년 7월에 한 젊은 무슬림 여성이 NHS 병원에 1년 계약으로 입사를 했다. 이 여성은 와스테니씨의 부서에서 일하게 되었지만, 그녀의 직속 상사는 와스테니씨가 아니었다. 2013년에 이 무슬림 여성은 와스테니씨의 직속 상사인 윌슨씨에게 와스테니씨가 자신의 종교적 관점을 강요함으로, 괴롭힘과 고통을 당했다는 진정을 제기하였다. 이 무슬림 여성은 와스테니씨가 크리스천 리바이벌 교회의 행사와 예배에자신을 초대 했고, 교회 도서와 DVD를 주었으며, 자신에게 손을 얹고 같이 기도하자고 했다고 하였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고, 건강이 안 좋아졌다고 진술하였다. NHS 병원은 와스테니씨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였고, 2013년 6월에 와스테니씨에게 직무정지 조치를 하였다. 곧이어, 와스테니씨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다. 징계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와스테니씨는 진정을 제기한 무슬림 여성이 입사한 후 둘은 몇 번 만났고, 와스테니 씨는 우정이 생겼다고 언급하였다. 종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이슬람과 기독교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와스테니씨는 그 무슬림 여성을 강제로 개종시키려 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진술서에는 아래 내용이 포함되었다. 그 무슬림 여성은 인신매매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했고, 와스테니씨는 자신의 교회가 인신매매 방지 활동을 한다고 알려 주었다. 그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했고, 무슬림 여성은 그녀의 교회에 가서 현대 인신매매, 노예제와 관련된 사역에 대해 더 알고 싶다고 관심을 표현했다. 와스테니씨는 그 주제에 대한 영화를 담은 DVD와 무슬림 여성이 기독교로 개종한 사연에 대한 책을 그녀에게 선물하기도 하였다. 무슬림 여성은 어느 날 와스테니씨 의 사무실로 울면서 찾아 와서 자신의 건강 문제와 집에서의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말했다. 또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울면서 말했다. 와스테니씨는 무릎에 손을 대고 위로해 주며 기도해 줘도 되는지를 물은 후 동의를 받고, “하나님, 저는 당신이 평화를 주시고, 치료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라고 기도해 주었다.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징계위원회는 와스테니씨가 개인적인 신앙과 직장에서의 역할 간의 경계를 넘었고, 부하 직원인 무슬림 여성이 교회에 참석하라는 상사의 초대를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인신매매에 대한 DVD를 준 것도 기독교를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하면서, 와스테니씨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였다. 와스테니씨는 이러한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대해서, “저는 악의를 가진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에 제 앞에서 그 무슬림 여성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걱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저를 가학자와 약탈자로 취급하였습니다. 불만을 품은 그 무슬림 여성의 진술을 검증하지도 않았고, 그러한 진술에만 근거하여 징계를 한 것은 회사가 저에 대하여 ‘저의 종교를 이유로 한 직접차별’을 한 것입니다”라고 이의를 제기하였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2014년에 와스테니씨는 영국 고용재판소에 이 사건에 대한 소송을제기하였다. 와스테니씨는 영국의 차별금지법인 평등법(EqualityAct2010)에 근거하여 NHS 병원이 (1) 자신의 종교 또는 신앙을 이유로 직접 차별을 하였고(제13조), (2) 외견상 중립적인 기준을 적용시켰지만 실질적으로 종교 또는 신앙을 이유로 불리한 대우를 함으로 간접 차별을 하였으며(제19조), (3) 종교 또는 신앙을 이유로 자신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모욕적, 적대적, 협박적인 조치를함으로써 자신을 괴롭혔음(제26제 제1항과 제40조 제1항)을 주장하였다. 이 소송에서는, 그 무슬림 여성을 근무 시간 이후에 열리는 행사에 초대를 했고, 당사자가 동의를 하였거나 거부의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에 대해 처벌을 한 것이 유럽인권협약 제8조의 사생활의 권리를 위반한 것인지, 동의하에 자신의 신앙을 나눈 것으로 징계를 한 것이 유럽인권협약 제9조의 종교의 자유를 위반한 것인지, 그리고 그 무슬림 여성이 원했거나 또는 시작한 대화에서 동의하에 진행된 대화를 이유로 징계를 한 것이 유럽인권협약 제10조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 법원의 결정 : 고용재판소 1심 재판부는 무슬림 여성의 진정은 심각한 내용이고, 몇 가지 증거도 있기 때문에 무슬림 여성의 진정서를 근거로 징계를 한 것이 종교 또는 신앙을 이유로 한 괴롭힘이나 직접 차별이 성립하지 않다고판결하였다. 또한, 와스테니씨에게 정직 결정을 내린 자가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이 된 것에 대해서도 절차상 문제가 없고, 와스테니씨가 권한 남용에 해당하는 심각한 부당행위로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징계는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한 징계가 종교 또는 신앙을 이유로 한 조치도 아니라고 하였다. 아울러, 재판소는 와스테니씨가 직장 상사가 한 이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대화를 넘어서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 직원을 괴롭혔기 때문에 단순히 신앙에 관한 대화를 한 것으로 징계를 받은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끝으로, NHS 병원에 종교를 가진 직원이 다른 종교를 가진 직원을 자신이 가진 종교 행사나 예배에 초청해서는 안 된다거나 기독교를 홍보하는 도서나 미디어를 배포해서는 안 된다는 불문의 규정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결론적으로, 재판소는 와스테니씨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였다. 이 결정에 대하여 와스테니씨는 항소를 하였다. 항소 이유에서 와스테니씨는 원심이 와스테니씨의 종교 또는 신앙을 유럽인권협약 제9조에서 보장하는 종교 또는 신앙을 ‘행사할 자유’로 보지 않은 오류가 있고, 또한 NHS 병원이 징계 조치를 함에 있어 조정 절차와 같은 대안을 고려하지 않은 사실을 징계에 대한 적정성 심사에 반영하지 않은 오류가 있다고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와스테니씨가 자발적이고 동의에 의하여 직장 동료에게 종교적 신앙을 행사한것이 아니라 종교적 대화를 넘어서서, 영향력 있는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 직원에게 원하지 않는 행위를 가하는 괴롭힘을 했기 때문에 징계를 받았다고 판결하였다. 와스테니씨가 주장하는 것은 적법한 신앙의 행사가 아니라 부적절한 행위로 인한 결과라고 하였다. 또한, 고용주가 심각한 부당행위를 발견하였을 때 내린 징계 조치는 억압적인 것이 아니고, NHS 병원이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을 와스테니씨에 대한 직접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 비판적 검토 : 이 사건의 판결문에는 언급 되어 있지 않지만, 와스테니씨는 텔레그랩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그 무슬림 여성이 기독교 여성과 종교적 이슈를 자유롭게 이야기 하는 것에 반대했었던 다른 직장 동료들로부터 종교적 사유로 인한 진정을 회사에 제기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하였다. 그로 인해, 그 무슬림 여성이 와스테니씨가 종교적 관점을 강요했고, 자신의 무릎에 동의 없이 손을 대고 기도했으며, 무슬림 여성이 기독교로 개종한 책을 주었다는 내용의 진정을 회사에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한편, 고용재판소는 와스테니씨가 무슬림 여성에게 ‘종교적 사유에 의한 괴롭힘’을 했다고 결정했고, 괴롭힘의 정의는 원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판시했으면서도, 회사의 와스테니씨에 대한 징계는 종교적 사유에 의한 괴롭힘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였는데, 이는 이중적인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NHS 병원 측은 크리스천 리바이벌 교회가 주관하는 병원 예배에 대하여 몇 명 직원들의 불만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하였고, 예배 형태를 애큐메니컬한 교파의 예배 형태로 바꿀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는 특정 종교나 신앙에 의한 적대감이나 편견이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스테니씨의 포교 행위는 무슬림 여성에 대한 종교적 괴롭힘으로 본 반면에, 와스테니씨를 징계한 회사의 조치는 와스테니씨의 기독교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이나 괴롭힘이 아니라고판단한 고용재판소의 결정은 ‘차별금지법이 신앙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임을잘 보여 준다. 또한, 차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차별을 발생시키는 차별금지법의 모순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평등법에는 명시적으로 ‘종교 또는 신앙’을 이유로 한 직·간접 차별과 괴롭힘 금지가 모두 규정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서 NHS 병원의 와스테니 씨에 대한 차별과 괴롭힘이 없었다고 판단한 법원의 근거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평등법상 괴롭힘은 피해자의 주관적 인식을 반드시 고려하게 되어 있지만, 고용재판소는 징계를 받은 와스테니씨의 주관적 인식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듯하다. 법원이 피해자가 무슬림이고 가해자가 기독교인인 점을 크게 고려하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무엇보다도, 와스테니씨는 개종에 대한 강요를 하지 않았고, 종교적 대화와 기도는 모두 상대방의 동의하에 이루어 졌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개종을 강요하였다는 무슬림 여성의 주장만을 거의 다 사실로 수용하였다.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자가 사실이 아닌 것을 주장하더라도, 가해자가 다른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괴롭힘이 성립하게 된다. 특히, 종교적인 대화와 같이 양자간에 사적으로 이루어지는 사건에서 동의 여부를 물증으로 객관적인 입증을 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차별금지법은 종교선전과 포교 행위를 위축, 제한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야기한다. 와스테니씨는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평등법으로 인해 직장에서 직원들이 종교에 관한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다고 언급했다. 이 사건은 과거에 합법적이었던 종교선전 행위가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인해 종교적 괴롭힘의 불법행위가 되어 버림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차별금지법은 종교를 가진자가 괴롭힘으로 처벌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직장, 학교 등 사회에서타인과 종교적인 대화를 할 수 없게 한다는 점에서 종교선전과 포교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
▪BBC에 보도된 와스테니 씨 사례
출처 : https://www.bbc.com/news/uk-england-london-35988115
2. 기존 팩트체크
없음
3. 다시 쓰는 팩트체크
1) 팩트체크
영국 고용재판소의 Wasteney v. East London NHS Foundation Trust (2016) 결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Wasteney는 영국 공립 NHS 병원에서 법의학 작업 치료팀의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녀는 새로 입사한 파키스탄 출신의 무슬림 여성 하급자에 대해 안수 기도를 해주고, 무슬림 여성이 기독교로 개정한 내용의 책("I Dared to Call Him Father", 국내 출판명 “어느 이슬람 여인의 회심”)을 주었으며, 교회 행사에 초대하는 등의 부당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12개월 간 유지되는 최종서면 경고(final witten warning lasting 12 months)”라는 징계를 받았고(이 징계는 Wasteney의 징계에 대한 항소 중 first written warning으로 감경되었다) 징계위원회의 조사 기간 동안 정직되었다.
위 사건에서 Wasteny는 하급자인 무슬림 여성과 서로 합의 하에 종교적 대화를 나누고, 그녀의 동의를 얻고 안수기도를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Wastney가 직업적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하급자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하고 원치 않은 일을 하게 하는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판단하였다.
징계 위원회는 징계 청문 과정에서 기독교 개종을 장려하는 책을 주고, 안수기도를 하고, 교회 행사에 여러 차례 초대한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녀는 징계 청문회에서 안수기도 사실에 대해 반성하고 상황에 따라 부적절할 수 있는 일임을 인정하였고, 안정을 주려한 행위이나 도움이 되지 않았고 다시 하지 않겠다고 말하였다, 징계위원회는 또한 그녀가 2012년 3월 관리자로부터 직원을 대할 때 개인적인 영적 신념과 관련하여 행동하는 방법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받았다고 지적하였다.
이후 Wasteney는 영국 고용재판소에 신앙을 이유로 한 차별과 괴롭힘이라고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었고 이는 항소심에서도 기각되었다. 이후 그녀는 두 번째 항소기회를 얻지 못한 채 사건은 종결 되었다.
Wasteney는 데일리 텔레그래프지에 무슬림 여성이 왕따였고 그를 위해 기도했을 뿐이며, 반기독교적인 동료들에 의하여 조종당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2) 프레임체크
Wasteney v. East London NHS Foundation Trust 사건은 본질적으로 종교선전과 포교의 자유에 관한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 Wasteney는 종교선전과 포교의 자유를 행사한 것 때문에 징계 받은 것이 아니라 직장의 상급자로서 직장 내 업무와 관련 없는 행위를 하급자에게 강요하였기 때문에 징계 받은 것이다.
이러한 직장 내 업무와 관련 없는 부당한 지시 또는 압력은 차별금지법이 아니더라도 현행법상 처벌 대상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제76조의2에서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내괴롭힘으로 정의하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Wasteney는 피해자의 직속 상관으로 피해자와 지위상 우위를 가진 자로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행위를 강요하여 피해자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 무슬림 여성은 Wasteney를 고발하며 그녀가 “실무 첫해를 완전히 망쳐놓았다”고 까지 주장하였다.
진평연은 “고용재판소는 와스테니씨가 무슬림 여성에게 ‘종교적 사유에 의한 괴롭힘’을 했다고 결정했고, 괴롭힘의 정의는 원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판시했으면서도, 회사의 와스테니씨에 대한 징계는 종교적 사유에 의한 괴롭힘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였는데, 이는 이중적인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용항소심판소(Employment Appeal Tribunal, EAT)는 징계절차의 대상은 종교적 행위이나, 그 행위가 문제된 이유는 하급 직원에게 부적절한 압력을 가하였기 때문이며, 만일 특정의 정치적 관점을 강요했을 경우라도 동일하게 판단하였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리고 그녀가 한 권력남용에 해당하는 심각한 위법행위에 대해 부여된 징계는 서면 경고에 불과하여 억압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Wastney는 직장 내에 반기독교 세력이 있다거나, 그녀를 고발한 하급자가 그 세력의 조종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또한 직장 내에 포교를 하지 못하게 하는 암묵적 룰이 있다는 주장도 하였고 법정에서 인정되지 않았다. 사건 당사자의 일방적인 주장을 가지고 해외 사례를 해설하는 것은 논점을 오도할 뿐 아니라, 섞여 있는 사실 때문에 쉽게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워 가짜뉴스보다 더 큰 해악을 가진 행위이다.
이상과 같이 Wastney는 단지 ‘종교적 토론’를 행한 것 때문에 징계된 것이 아니다. 만일 우리나라 상황이라면 ‘차별금지법’ 때문에 징계된 것도 아니다. 상급자가 업무와 관련 없는, 하급자가 원치 않는 행위를 강요한다면 그 행위의 내용이 무엇이든 괴롭힘이 될 수 있다.
진평연은 “이 사건은 과거에 합법적이었던 종교선전 행위가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인해 종교적 괴롭힘의 불법행위가 되어 버림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은 과거에는 다들 쉬쉬하고 넘어가던 직장 내 갑질이 법원에서 인정된 것으로 영국 사회의 성숙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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